플라밍고는 호수에서 살아갑니다. 발로 흙탕물을 일으켜 물 위에 떠오른 갑각류나 조류를 먹는데, 부리에 거름 장치가 있어서 물은 빠지고 먹이만 건져 먹을 수 있습니다.
조류는 소화되면서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뀝니다. 바로 이 성분이 깃털에 쌓여 플라밍고를 핑크빛으로 만듭니다.
아직 소화 기관이 발달하지 못한 새끼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우유를 먹고 자랍니다. 새가 우유를 먹는다니 신기하죠. 어미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붉은색 크롭 우유를 먹고, 회색이던 새끼도 점차 붉게 물듭니다.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나는 오늘 무엇을 먹었을까요.
꼬리 없는 둥글고 통통한 몸통, 토끼를 닮은 얼굴, 털복숭이. 이 귀여운 생명체의 가장 큰 매력은 '소리'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기니피그는 무리 생활을 하는데, 특유의 소리로 대화합니다. 무언가 필요한 것을 찾을 때에는 ‘뽀잉뽀잉’, 편안한 상태일 때에는 ‘구구구’,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큰 소리로 ‘꾸익!’ 합니다. (이건 꼭 기억해주세요!) 작게 ‘꾸르륵’하는 건 싫다는 뜻입니다. 폴짝 뛰어 오르면서 ‘푸르르르’ 할 때에는 아주 기쁘다는 뜻이죠.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기니피그와 몇 분만 함께 있어도 이 친구들이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믿기 싫은 사실이지만 이런 기니피그는 오래 전부터 동물실험의 대표 주자였습니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무분별한 동물 실험에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충분합니다. (꾸르륵...)
새들에게 줄 사과를 가르고 있었습니다. ‘사과의 가로 단면’을 본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명한 별 모양, 꼭지마다 박힌 까만 씨앗들. 어떻게 사과 안에 이런 아름다움이 있는 걸까. 신기했습니다.
별은 꽃의 씨방이었습니다. 사과 꽃 아래에는 작은 방이 다섯 개 있습니다. 방마다는 씨앗이 들어있고, 꽃이 지고나면 이 씨방을 중심으로 열매가 자라는 것이죠. 동물들에게 먹히기 좋은 모습과 영양을 갖춰갑니다. 한 자리에서 평생을 살아가지만, 씨앗만큼은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려는 전략입니다.
작은 꽃 한 송이 안에는 얼마나 정교한 공간과 시간이 담겨있는 걸까요. 사과의 단면을 보고 있으면 나무의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 안에 별이 있는 것이 이상하지 않습니다.
이 올빼미는 카드의 크기와 실제 크기가 비슷합니다. 15센티미터 내외의 작은 올빼미가 실제로 있습니다. 참새 올빼미(또는 피그미 올빼미) 입니다.
올빼미 뿐만이 아니라, 거북이나 영양, 코끼리, 해마에게도 일반적인 크기보다 아주 작은 종들이 있습니다. 앙증맞은 외모를 가졌지만, 단순히 ‘귀엽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크기'는 이들에게 생존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작을수록 적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손실도 적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한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커다란 생물들 사이의 틈을 이런 작고 미세한 생물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생태 그물이 촘촘하게 엮였습니다. 숲도 사회도, 다양한 것이 건강한 것입니다.
펭귄 중 가장 북쪽에 사는 펭귄입니다. 남극이 아니라 적도 가까이, 남미 해안의 사막에서 살아갑니다. 해안을 흐르는 해류의 이름을 따서 '훔볼트 펭귄'이라고 부릅니다.
먼 옛날 훔볼트 펭귄의 조상들은 용감했습니다. 남극의 파도를 넘고 물결을 따라 여기 적도까지 왔습니다! 이곳에는 지구 최대의 풍요로운 바다가 있습니다. 안데스 산맥을 넘어오는 바람이 뜨거운 적도 바닷물을 밀어내고 남극에서 올라온 차가운 해류가 그 자리로 올라옵니다. 플랑크톤이 풍부한 이 바다로 수많은 생명들이 모여드는 이유입니다.
공기와 물에도 정해진 방향과 흐름이 있습니다. 식물과 동물들은 이 바람과 해류를 타고 이동합니다. 지구는 다섯 개의 바다와 여섯 개의 커다란 땅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하나입니다.
새끼 코알라는 강낭콩만 한 아주 작은 크기로 태어납니다. 비유가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크기가 2cm정도로 정말 콩알만 한 크기입니다. 이 작은 새끼는 어미의 배 앞쪽에 있는 아기주머니에서 6개월동안 젖을 먹고 자랍니다. 우리가 아는 등에 업힌 새끼는 이미 태어난지 꽤 된 어린이 코알라이지요. 새끼는 엄마의 배에서 6개월을 자라고, 등에서 다시 6개월을 자랍니다. 일 년이 지나면 엄마와 떨어져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적당한 나무를 찾고 혼자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 마리의 코알라가 유칼립투스 숲 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야생에서의 코알라 수는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유칼립투스 잎의 영양은 떨어지고 독성은 강해지고 있습니다. 산불도 잦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코알라를 좋아하지만, 우리의 삶이 코알라를 해치고 있습니다. 코알라에게 우리는 어떤 이웃일까요.
새끼 호랑이는 꼭 통통한 고양이를 닮았습니다. 엄마 눈에는 얼마나 예쁠까요. 어미 호랑이는 새끼를 양 발 사이에 놓고선 껴안아주기도 하고, 코로 비비고, 핥고, 보살핍니다.
새끼는 보통 세 마리인데, 어느 정도 자라면 사냥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어미가 기다란 꼬리를 이쪽 저쪽으로 휘두르면 새끼들이 붙잡아 보려고 애씁니다.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냥감을 덮치는 기술을 익히는 중입니다. 육아에는 수컷도 함께합니다. 아빠 호랑이는 구역을 지키면서, 함께 사냥을 하거나 사냥한 고기를 나누어 주러 오기도 합니다. 종종 물 웅덩이에서 새끼들과 함께 헤엄치며 놀기도 하죠.
다 자란 호랑이는 혼자 살아가지만, 가족 간의 강한 유대가 분명 있습니다. 수컷 호랑이가 새끼를 죽이거나 위협한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무서울 것 없는 호랑이에게 위험한 것은 역시나 우리 인간 뿐일까요.
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 가을 숲에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요란합니다.도토리들이 숲 바닥을 부지런히 구릅니다.
도토리는 ‘참나무과’ 나무의 열매들을 모아 부르는 말입니다. 참나무과 나무들은 난대에서 온대까지 두루 잘 자라 전세계 약 오백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여섯 종이 대표됩니다. 상수리, 굴참, 갈참, 졸참, 신갈, 떡갈나무 입니다. 나무마다 도토리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디서든 데구르르 잘 구를 수 있는 ‘유선형’은 모든 도토리의 공통된 전략입니다.
토독! 도토리가 땅에 떨어집니다. 재빠르게 청설모가 발견했습니다. 바로 먹고싶지만 딱딱한 껍데기를 벗겨내야 합니다. 일단 도토리를 물고 안전한 장소로 가는데, 바로 이 때 도토리는 멀리 이동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한 자리에서 살아가는 나무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지요. 씨앗은 가능한 멀리 멀리 떠나야 생존에 유리합니다. 도토리가 또 한 알 땅에 떨어집니다. 이번에는 어치가 먼저 발견했습니다. 쉽게 썩는 다른 열매들과 다르게 도토리는 땅 속에 저장이 가능합니다. 이것도 단단한 껍데기 덕분입니다. 떨어진 도토리를 어치가 부지런히 숲 바닥 여기저기 숨겨둡니다. 겨울을 나야하는 동물들에게는 소중한 식량이 되고, 참나무에게도 이로운 일입니다. 땅 속은 습도가 높아 발아에 유리한 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도토리 가운데 몇은 커다란 참나무로 자라 숲을 이룰 것입니다. 익지 않은 푸른 도토리가 땅에 떨어 지기도 합니다. ‘도토리거위벌레’는 풋 도토리에 작은 구멍을 뚫고 알을 낳습니다. 그리고 톱과 같은 주둥이로 줄기를 잘라 땅에 떨어뜨립니다. 알에서 나온 애벌레에게 도토리는 아늑한 집이자 식량이 됩니다.
토독-토도독! 가을 숲에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요란합니다. 도토리들이 숲 바닥을 부지런히 구릅니다. 건조한 바람이 숲을 가르고, 도토리가 떨어져 구르는 일. 그 도토리 위로 나뭇잎이 떨어지는 일, 먹이를 찾는 포유류의 걸음으로 흙이 파이는 일. 정말 중요한 일들은 아주 사소합니다. 자연스러워서 알아 채기조차 쉽지 않은 작은 일들로 숲이 무성해지고, 삶은 이어집니다.
몸에 하프 무늬가 있어서 ‘하프물범’입니다. 어미와 새끼는 코를 맞대고 냄새로 서로를 알아봅니다. 수명이 35년 정도 되는데, 그 중 고작 15일을 엄마와 함께 합니다. 시간이 짧은 만큼 어미는 부지런히 새끼를 키웁니다. 유분이 풍부한 젖을 먹여 하루에 2킬로그램씩 살을 찌우고, 물에 뜨는 법을 가르칩니다. 2주가 지나면 어미는 무리를 따라 추운 북쪽으로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새끼들은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울며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이내 무리를 이루고 스스로의 삶을 시작합니다.
대다수의 독립은 새끼가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도 그렇죠. 어미가 새끼를 두고 떠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시간이 짧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어미 물범은 애틋하게 새끼를 바라보기도 하고, 짧은 지느러미로 꼭 안아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북부한대수림. ‘툰드라’ 바로 아래에는 커다란 숲이 있습니다. 지구 나무의 무려 3분의1이 이곳에 뿌리내리고 있다니 그 넓이와 양을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인간의 개입으로 나무가 점점 사라져가는 오늘, 이 북쪽 끝의 숲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수목한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 까닭입니다. 툰드라를 밀어올리고 커다란 나무들이 위로, 위로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숲이 커지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툰드라에 뿌리 내리면 더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영구동토층에 갇혀있던 메테인이 공기중으로 배출됩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나무들 스스로가 정한 한계선. 수목한계선을 무너뜨린 것도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 가까이의 숲을 지켜야 툰드라도 지킬 수 있습니다.
고양이가 내는 ‘야옹’ 소리는 오직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와 소통하기 위해 고양이 스스로 터득하고 전파한 언어이지요. 동물들에게도 언어가 분명 존재합니다. 우리가 ‘울음’ 혹은 ‘노래’라며 흘려버리는 소리에도, 혹은 작은 움직임 속에도 나름의 어순과 문법, 구조가 있습니다. 소통을 위한 수단이 됩니다.
나라마다 언어가 다른 것처럼 지구의 생물들은 저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고양이들이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온 긴 시간동안 우리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언어’가 없는 것은 모든 것을 돈과 힘으로 해결하려는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의도치 않게 얻은 선물 같은 것들에 우리는 ‘꿀이다!’라고 하죠. 꿀은 인간에게 그런 것이어야 합니다. 벌들이 먹을 꿀의 약간을 덜어 우리가 선물 받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먹는 꿀의 약간을 덜어 벌들에게 줍니다. 부족한 양은 설탕물로 채우죠. 더, 더 많은 꿀을 얻어내기 위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현대 양봉이 발달한 지난 100년동안 꿀벌들은 많이 약해지고 지쳤습니다. 벌은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구에 벌이 있다는 건, 이 행성의 우리가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는 소중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을까요.
태양계.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우리 은하의 행성들입니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철이나 규소, 알루미늄과 같은 고체 원소들이 많은 암석 행성입니다. 발을 디딜 땅이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멀리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기체 원소들로 이루어진 행성입니다. 땅은 없고 가스와 얼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행성을 이루는 기본 재료는 모두가 같습니다. 구성과 비율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 몸도 별이나 행성과 같은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음악이 도레미파솔라시 일곱 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것을 생각합니다. 우주는 음악과 닮았습니다. 몇 개의 원자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만들어졌고, 물, 바람, 나무가 생겨났고, 인간과 동물이 탄생했습니다.
무겁고 끈적한 공기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문득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이 '바람'은 가을이 보내는 가장 정확한 신호입니다.
가을의 바람은 봄에 부는 바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람이 불어야 잎이 떨어지고 잎을 떨어뜨려야 나무는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습니다. 면적이 넓은 잎은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나뭇잎이 흙 (혹은 물) 위로 떨어져야 박테리아가 살아갈 수 있고,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 나뭇잎은 양분이 되어 다시 나무에게로 돌아갑니다.
청설모에 대한 오해가 종종 있습니다. 다람쥐는 토종이고 청설모는 외래종이라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피해를 본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다람쥐와 마찬가지로 청설모도 오랜 시간 이 땅에서 함께 살아온 동물입니다. 침엽수가 많은 숲에 산다고 '청서(푸른 쥐)'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다람쥐는 땅 속에 집을 짓고 겨울잠을 자는데, 청설모는 나무에서 살아가고 겨울에도 부지런히 활동합니다. 먹이를 땅 속 여기저기에 숨겨두고 하나씩 찾아 먹지요.
땅 속에 숨겨두고 찾지 못한 먹이들은 이듬 해에 싹을 틔웁니다. 배설을 통해 이동한 씨앗과 포자는 숲 곳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청설모와의 공존은 오히려 다람쥐에게도 잘된 일입니다. 자연 상태의 숲에서 피해를 보는 생물은 없습니다. 그물처럼 이어진 관계와 흐름만 있을 뿐입니다.
‘무플론’을 아시나요. 우리가 아는 ‘양’의 조상이 ‘무플론’입니다. 가축화되기 이전의 양에게는 커다란 뿔도 있었고 털도 지금보다 짧았습니다. 다루기 쉽고 쓰임이 많도록 품종을 개량하다보니 지금의 메리노 양이 탄생한 것이지요.
이 양들은 덩치가 작고 온순합니다. 복슬복슬한 털은 아주 길게 자라지만, 털갈이를 할 수 없도록 태어났기 때문에 인간이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습니다. 몸은 겹겹이 주름지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야 피부의 면적이 늘어나고 더 많은 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는 양은 항상 순하고, 양들이 살아가는 목장은 평화롭기 때문에 흔히 ‘울(양모)’이 우리에게 오는 과정도 평화로울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양을 우리가 쓰기 편하도록 바꾸었고 그 과정은 글로 담기 어려운만큼 잔혹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 카드는 조금 특별하게 탄생했습니다. 카드의 새로운 모델을 뽑는 대회를 열었고, 그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바로 ‘야자수’였기 때문입니다. 야자수와 함께 떠오르는 설렘과 행복이 카드를 주고 받는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남은 공간에는 조금 무겁게, ‘팜유 농장’에 대해 덧붙이고 싶습니다. ‘팜유’는 ‘기름야자나무'에서 추출합니다. 가격이 낮고 쓰임이 많아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농장은 주로 열대숲을 태워 만듭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빼곡하게 야자수만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 팜유 농장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숲의 67%, 말레이시아는 26%의 숲이 파괴되었습니다. 수많은 생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팜유'는 더이상 우리가 가벼운 마음으로 쓸 수 있는 값 싼 기름이 아닙니다.
얼음으로 덮인 땅, 남극에도 겨울이 있습니다. 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내려가고, 시속 150km의 강풍이 몰아칩니다. 남극에 사는 새들은 이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번식을 끝내고 북쪽으로 이동합니다. 남극에서 겨울을 나는 유일한 새, 황제펭귄만 예외입니다.
가을. 얼음이 단단하게 얼기 시작하면 황제펭귄은 해빙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움직입니다. 군서지에 모여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재빨리 수컷이 넘겨받습니다. 알을 낳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잃은 암컷이 먹이를 찾아 먼 길을 떠나면 아빠 펭귄의 육아가 시작됩니다. 꼿꼿이 서서 알을 품으며 60여일을 홀로 견뎌냅니다! 배고픔과 추위에 지쳐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바로 그 때 예쁜 아기 펭귄이 태어납니다. 펭귄 가족의 삶이 시작됩니다.
‘클로버’는 우리가 ‘토끼풀’이라고 부르는 식물과 같은 것입니다. 토끼풀이 영어로 클로버인 것이죠. 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콩과 식물’입니다. 꽃이 지고 난 자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작은 콩깍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작은 주머니 안에 더 작고 작은 클로버 콩들이 들어있지요.
클로버는 지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공기 중의 질소 기체를 흡수해 흙에 필요한 양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클로버의 뿌리에 살아가는 뿌리혹박테리아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클로버는 박테리아가 좋아하는 무산소 상태의 뿌리 혹 집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질소를 공급 받습니다. 모든 식물은 질소를 필요로 하지만, 공기 중의 질소를 땅으로 옮기는 것은 콩과 식물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죠. 이들이 전달하는 질산염 비료를 이웃 식물들도 나누어 받습니다. 성장하고 열매를 맺습니다. 클로버가 위로 자라지 않고 옆으로 넓게 퍼지는 것은 땅과 주변 생물들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기 때문일까요. 이름은 ‘토끼’풀이지만, 덕분에 우리 모두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뚜렷한 특징 덕분일까요. 우리는 토끼를 캐릭터나 인형으로 많이 만났습니다. 산과 들에서 살아가는 토끼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토끼(굴토끼)에게는 흙이 매우 중요합니다. 땅 속에 방을 나누어 집을 짓고, 안락한 굴집에 새끼를 낳아 기릅니다. 새끼를 두고 자리를 비울 때에는 흙과 풀로 입구를 막아 문단속도 철저히 하지요.
토끼굴을 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야생에서의 토끼는 사라지고, 실험실과 사육장의 토끼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화장품과 약들은 토끼가 가장 먼저 바르고, 먹어봅니다. 실험이 끝나면 토끼의 삶도 끝이 납니다.
플라밍고
Flamingo (Phoenicopte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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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밍고는 호수에서 살아갑니다. 발로 흙탕물을 일으켜 물 위에 떠오른 갑각류나 조류를 먹는데, 부리에 거름 장치가 있어서 물은 빠지고 먹이만 건져 먹을 수 있습니다.
조류는 소화되면서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바뀝니다. 바로 이 성분이 깃털에 쌓여 플라밍고를 핑크빛으로 만듭니다.
기니피그
Guineapig (Cavia porcel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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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없는 둥글고 통통한 몸통, 토끼를 닮은 얼굴, 털복숭이. 이 귀여운 생명체의 가장 큰 매력은 '소리'라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기니피그는 무리 생활을 하는데, 특유의 소리로 대화합니다. 무언가 필요한 것을 찾을 때에는 ‘뽀잉뽀잉’, 편안한 상태일 때에는 ‘구구구’,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큰 소리로 ‘꾸익!’ 합니다. (이건 꼭 기억해주세요!) 작게 ‘꾸르륵’하는 건 싫다는 뜻입니다. 폴짝 뛰어 오르면서 ‘푸르르르’ 할 때에는 아주 기쁘다는 뜻이죠.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기니피그와 몇 분만 함께 있어도 이 친구들이 얼마나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을 겁니다.
믿기 싫은 사실이지만 이런 기니피그는 오래 전부터 동물실험의 대표 주자였습니다. 그들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무분별한 동물 실험에 반대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도 충분합니다. (꾸르륵...)
사과
Apple (Malus domestica Bor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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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게 줄 사과를 가르고 있었습니다. ‘사과의 가로 단면’을 본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선명한 별 모양, 꼭지마다 박힌 까만 씨앗들. 어떻게 사과 안에 이런 아름다움이 있는 걸까. 신기했습니다.
피그미 올빼미
Pygmy owl (Glaucidium 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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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올빼미는 카드의 크기와 실제 크기가 비슷합니다. 15센티미터 내외의 작은 올빼미가 실제로 있습니다. 참새 올빼미(또는 피그미 올빼미) 입니다.
올빼미 뿐만이 아니라, 거북이나 영양, 코끼리, 해마에게도 일반적인 크기보다 아주 작은 종들이 있습니다. 앙증맞은 외모를 가졌지만, 단순히 ‘귀엽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크기'는 이들에게 생존의 문제였기 때문입니다. 크기가 작을수록 적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손실도 적기 때문에 생존에 유리한 쪽으로 진화한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커다란 생물들 사이의 틈을 이런 작고 미세한 생물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덕분에 생태 그물이 촘촘하게 엮였습니다. 숲도 사회도, 다양한 것이 건강한 것입니다.
훔볼트 펭귄
Humboldt penguin (Spheniscus humboldti
Mey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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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중 가장 북쪽에 사는 펭귄입니다. 남극이 아니라 적도 가까이, 남미 해안의 사막에서 살아갑니다. 해안을 흐르는 해류의 이름을 따서 '훔볼트 펭귄'이라고 부릅니다.
코알라
Koala (Phascolarctos cinere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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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코알라는 강낭콩만 한 아주 작은 크기로 태어납니다. 비유가 그런 것이 아니라, 실제 크기가 2cm정도로 정말 콩알만 한 크기입니다. 이 작은 새끼는 어미의 배 앞쪽에 있는 아기주머니에서 6개월동안 젖을 먹고 자랍니다. 우리가 아는 등에 업힌 새끼는 이미 태어난지 꽤 된 어린이 코알라이지요. 새끼는 엄마의 배에서 6개월을 자라고, 등에서 다시 6개월을 자랍니다. 일 년이 지나면 엄마와 떨어져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적당한 나무를 찾고 혼자 살아가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 마리의 코알라가 유칼립투스 숲 속에 자리를 잡습니다.
호랑이
Tiger (Panthera tigris alta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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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 호랑이는 꼭 통통한 고양이를 닮았습니다. 엄마 눈에는 얼마나 예쁠까요. 어미 호랑이는 새끼를 양 발 사이에 놓고선 껴안아주기도 하고, 코로 비비고, 핥고, 보살핍니다.
새끼는 보통 세 마리인데, 어느 정도 자라면 사냥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어미가 기다란 꼬리를 이쪽 저쪽으로 휘두르면 새끼들이 붙잡아 보려고 애씁니다. 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냥감을 덮치는 기술을 익히는 중입니다. 육아에는 수컷도 함께합니다. 아빠 호랑이는 구역을 지키면서, 함께 사냥을 하거나 사냥한 고기를 나누어 주러 오기도 합니다. 종종 물 웅덩이에서 새끼들과 함께 헤엄치며 놀기도 하죠.
다 자란 호랑이는 혼자 살아가지만, 가족 간의 강한 유대가 분명 있습니다. 수컷 호랑이가 새끼를 죽이거나 위협한다고 알려진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무서울 것 없는 호랑이에게 위험한 것은 역시나 우리 인간 뿐일까요.
도토리
Acorn (Quercus acutissima Car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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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한 바람이 불어오면 가을 숲에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요란합니다.도토리들이 숲 바닥을 부지런히 구릅니다.
도토리는 ‘참나무과’ 나무의 열매들을 모아 부르는 말입니다. 참나무과 나무들은 난대에서 온대까지 두루 잘 자라 전세계 약 오백여 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여섯 종이 대표됩니다. 상수리, 굴참, 갈참, 졸참, 신갈, 떡갈나무 입니다. 나무마다 도토리의 모양이 조금씩 다르지만, 어디서든 데구르르 잘 구를 수 있는 ‘유선형’은 모든 도토리의 공통된 전략입니다.
토독! 도토리가 땅에 떨어집니다. 재빠르게 청설모가 발견했습니다. 바로 먹고싶지만 딱딱한 껍데기를 벗겨내야 합니다. 일단 도토리를 물고 안전한 장소로 가는데, 바로 이 때 도토리는 멀리 이동할 수 있습니다. 평생을 한 자리에서 살아가는 나무가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이지요. 씨앗은 가능한 멀리 멀리 떠나야 생존에 유리합니다. 도토리가 또 한 알 땅에 떨어집니다. 이번에는 어치가 먼저 발견했습니다. 쉽게 썩는 다른 열매들과 다르게 도토리는 땅 속에 저장이 가능합니다. 이것도 단단한 껍데기 덕분입니다. 떨어진 도토리를 어치가 부지런히 숲 바닥 여기저기 숨겨둡니다. 겨울을 나야하는 동물들에게는 소중한 식량이 되고, 참나무에게도 이로운 일입니다. 땅 속은 습도가 높아 발아에 유리한 조건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 도토리 가운데 몇은 커다란 참나무로 자라 숲을 이룰 것입니다. 익지 않은 푸른 도토리가 땅에 떨어 지기도 합니다. ‘도토리거위벌레’는 풋 도토리에 작은 구멍을 뚫고 알을 낳습니다. 그리고 톱과 같은 주둥이로 줄기를 잘라 땅에 떨어뜨립니다. 알에서 나온 애벌레에게 도토리는 아늑한 집이자 식량이 됩니다.
토독-토도독! 가을 숲에는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제법 요란합니다. 도토리들이 숲 바닥을 부지런히 구릅니다. 건조한 바람이 숲을 가르고, 도토리가 떨어져 구르는 일. 그 도토리 위로 나뭇잎이 떨어지는 일, 먹이를 찾는 포유류의 걸음으로 흙이 파이는 일. 정말 중요한 일들은 아주 사소합니다. 자연스러워서 알아 채기조차 쉽지 않은 작은 일들로 숲이 무성해지고, 삶은 이어집니다.
하프물범
Harp seal (Pagophilus groenlandic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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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하프 무늬가 있어서 ‘하프물범’입니다. 어미와 새끼는 코를 맞대고 냄새로 서로를 알아봅니다. 수명이 35년 정도 되는데, 그 중 고작 15일을 엄마와 함께 합니다. 시간이 짧은 만큼 어미는 부지런히 새끼를 키웁니다. 유분이 풍부한 젖을 먹여 하루에 2킬로그램씩 살을 찌우고, 물에 뜨는 법을 가르칩니다. 2주가 지나면 어미는 무리를 따라 추운 북쪽으로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새끼들은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울며 찾아다닙니다. 하지만 이내 무리를 이루고 스스로의 삶을 시작합니다.
대다수의 독립은 새끼가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간도 그렇죠. 어미가 새끼를 두고 떠나는 것은 흔치 않은 경우입니다. 시간이 짧다는 것을 알아서일까. 어미 물범은 애틋하게 새끼를 바라보기도 하고, 짧은 지느러미로 꼭 안아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기억에 오래 남습니다.
점박이물범
Spotted seal (Phoca vitu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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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물범 뒤로 눈부신 태양이 떠오릅니다. 하늘과 바다가 붉게 물듭니다. 태양빛 속에는 빨강부터 보라까지 모든 색이 다 담겨있습니다. 해가 뜨거나 질 때에는 빛이 흩어지는 정도에 따라 공기와 물의 색도 매순간 달라집니다.
태양이 적당한 각도로 지구를 비추는 것은 너무나 일상적인 일입니다. 하지만 덕분에 식물은 광합성을 하고, 산소가 만들어지고, 우리는 호흡할 수 있습니다. 햇빛을 통해 식물에 ’당’이 생기고, 생물들의 에너지원이 됩니다.
지구로부터 1억5000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태양. 가늠할 수도 없이 먼 곳에서 오는 빛이 우리를 먹고 숨쉬게 합니다.
북방족제비
Stoat (Mustela ermin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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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한대수림. ‘툰드라’ 바로 아래에는 커다란 숲이 있습니다. 지구 나무의 무려 3분의1이 이곳에 뿌리내리고 있다니 그 넓이와 양을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인간의 개입으로 나무가 점점 사라져가는 오늘, 이 북쪽 끝의 숲은 오히려 커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올라가면서 수목한계선이 북쪽으로 올라간 까닭입니다. 툰드라를 밀어올리고 커다란 나무들이 위로, 위로 세력을 넓히고 있습니다.
숲이 커지면 좋은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나무가 툰드라에 뿌리 내리면 더 빠른 속도로 기온이 올라가고, 영구동토층에 갇혀있던 메테인이 공기중으로 배출됩니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오랜 시간의 경험으로 나무들 스스로가 정한 한계선. 수목한계선을 무너뜨린 것도 우리 인간입니다. 우리 가까이의 숲을 지켜야 툰드라도 지킬 수 있습니다.
고양이
Cat (Felis ca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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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내는 ‘야옹’ 소리는 오직 인간을 위한 것입니다. 우리와 소통하기 위해 고양이 스스로 터득하고 전파한 언어이지요. 동물들에게도 언어가 분명 존재합니다. 우리가 ‘울음’ 혹은 ‘노래’라며 흘려버리는 소리에도, 혹은 작은 움직임 속에도 나름의 어순과 문법, 구조가 있습니다. 소통을 위한 수단이 됩니다.
나라마다 언어가 다른 것처럼 지구의 생물들은 저마다 다른 언어를 사용합니다. 고양이들이 인간과 소통하기 위해 나름의 방법을 터득해온 긴 시간동안 우리는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언어’가 없는 것은 모든 것을 돈과 힘으로 해결하려는 인간일지도 모릅니다.
꿀벌
Honeybee (Ap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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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치 않게 얻은 선물 같은 것들에 우리는 ‘꿀이다!’라고 하죠. 꿀은 인간에게 그런 것이어야 합니다. 벌들이 먹을 꿀의 약간을 덜어 우리가 선물 받는 것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먹는 꿀의 약간을 덜어 벌들에게 줍니다. 부족한 양은 설탕물로 채우죠. 더, 더 많은 꿀을 얻어내기 위한 인간의 욕심 때문에 현대 양봉이 발달한 지난 100년동안 꿀벌들은 많이 약해지고 지쳤습니다. 벌은 하루 아침에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아주 조금씩 천천히 사라지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지구에 벌이 있다는 건, 이 행성의 우리가 함께 잘 살아가고 있다는 소중한 증거입니다. 우리는 잘 살아가고 있을까요.
태양계
Solar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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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태양을 중심으로 도는 우리 은하의 행성들입니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은 철이나 규소, 알루미늄과 같은 고체 원소들이 많은 암석 행성입니다. 발을 디딜 땅이 있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멀리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은 기체 원소들로 이루어진 행성입니다. 땅은 없고 가스와 얼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하지만 행성을 이루는 기본 재료는 모두가 같습니다. 구성과 비율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우리 몸도 별이나 행성과 같은 원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음악이 도레미파솔라시 일곱 개의 음으로 이루어진 것을 생각합니다. 우주는 음악과 닮았습니다. 몇 개의 원자들이 모이고 흩어지며 만들어졌고, 물, 바람, 나무가 생겨났고, 인간과 동물이 탄생했습니다.
수달
Otter (Lutra lu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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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고 끈적한 공기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문득 가을이 오고 있음을 느낍니다. 눈에 보이지도 만질 수도 없는 이 '바람'은 가을이 보내는 가장 정확한 신호입니다.
가을의 바람은 봄에 부는 바람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람이 불어야 잎이 떨어지고 잎을 떨어뜨려야 나무는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습니다. 면적이 넓은 잎은 수분을 빠르게 증발시켜 춥고 건조한 겨울에는 차라리 없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나뭇잎이 흙 (혹은 물) 위로 떨어져야 박테리아가 살아갈 수 있고,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된 나뭇잎은 양분이 되어 다시 나무에게로 돌아갑니다.
이 모든 순환의 시작에는 바로 '바람'이 있습니다.
청설모
Squirrel (Sciurus vulg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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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설모에 대한 오해가 종종 있습니다. 다람쥐는 토종이고 청설모는 외래종이라 청설모 때문에 다람쥐가 피해를 본다는 것인데요, 이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다람쥐와 마찬가지로 청설모도 오랜 시간 이 땅에서 함께 살아온 동물입니다. 침엽수가 많은 숲에 산다고 '청서(푸른 쥐)'라는 이름이 생겼습니다. 다람쥐는 땅 속에 집을 짓고 겨울잠을 자는데, 청설모는 나무에서 살아가고 겨울에도 부지런히 활동합니다. 먹이를 땅 속 여기저기에 숨겨두고 하나씩 찾아 먹지요.
땅 속에 숨겨두고 찾지 못한 먹이들은 이듬 해에 싹을 틔웁니다. 배설을 통해 이동한 씨앗과 포자는 숲 곳곳에 자리를 잡습니다. 청설모와의 공존은 오히려 다람쥐에게도 잘된 일입니다. 자연 상태의 숲에서 피해를 보는 생물은 없습니다. 그물처럼 이어진 관계와 흐름만 있을 뿐입니다.
양
Sheep (Ovis a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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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플론’을 아시나요. 우리가 아는 ‘양’의 조상이 ‘무플론’입니다. 가축화되기 이전의 양에게는 커다란 뿔도 있었고 털도 지금보다 짧았습니다. 다루기 쉽고 쓰임이 많도록 품종을 개량하다보니 지금의 메리노 양이 탄생한 것이지요.
이 양들은 덩치가 작고 온순합니다. 복슬복슬한 털은 아주 길게 자라지만, 털갈이를 할 수 없도록 태어났기 때문에 인간이 주기적으로 털을 깎아주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습니다. 몸은 겹겹이 주름지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야 피부의 면적이 늘어나고 더 많은 털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상이나 사진으로 보는 양은 항상 순하고, 양들이 살아가는 목장은 평화롭기 때문에 흔히 ‘울(양모)’이 우리에게 오는 과정도 평화로울 거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양을 우리가 쓰기 편하도록 바꾸었고 그 과정은 글로 담기 어려운만큼 잔혹한 경우가 많습니다.
야자수
Palm tree (Arecace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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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카드는 조금 특별하게 탄생했습니다. 카드의 새로운 모델을 뽑는 대회를 열었고, 그 대회에서 우승한 것이 바로 ‘야자수’였기 때문입니다. 야자수와 함께 떠오르는 설렘과 행복이 카드를 주고 받는 모두에게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남은 공간에는 조금 무겁게, ‘팜유 농장’에 대해 덧붙이고 싶습니다. ‘팜유’는 ‘기름야자나무'에서 추출합니다. 가격이 낮고 쓰임이 많아 동남아시아에서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농장은 주로 열대숲을 태워 만듭니다.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빼곡하게 야자수만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 팜유 농장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숲의 67%, 말레이시아는 26%의 숲이 파괴되었습니다. 수많은 생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팜유'는 더이상 우리가 가벼운 마음으로 쓸 수 있는 값 싼 기름이 아닙니다.
황제펭귄
Emperor penguin (Aptenodytes forst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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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으로 덮인 땅, 남극에도 겨울이 있습니다. 온도는 영하 60도까지 내려가고, 시속 150km의 강풍이 몰아칩니다. 남극에 사는 새들은 이 추운 계절이 오기 전에 번식을 끝내고 북쪽으로 이동합니다. 남극에서 겨울을 나는 유일한 새, 황제펭귄만 예외입니다.
가을. 얼음이 단단하게 얼기 시작하면 황제펭귄은 해빙을 가로질러 남쪽으로 움직입니다. 군서지에 모여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습니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재빨리 수컷이 넘겨받습니다. 알을 낳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잃은 암컷이 먹이를 찾아 먼 길을 떠나면 아빠 펭귄의 육아가 시작됩니다. 꼿꼿이 서서 알을 품으며 60여일을 홀로 견뎌냅니다! 배고픔과 추위에 지쳐 더 이상 견디기 힘든 바로 그 때 예쁜 아기 펭귄이 태어납니다. 펭귄 가족의 삶이 시작됩니다.
도토리거위벌레
북극의 바다는 차갑습니다.
공기와 가까운 위쪽, 수면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더 낮습니다.
차가운 물은 밀도가 높아 아래로 가라앉는데, 해저 2000미터까지 내려오고 나서는 수평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적도를 지나 남극까지,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을 돌아 다시 북극해로. 느리지만 정해진 길을 따라 지구 구석구석을 흐릅니다.
바다의 이 거대한 순환 덕분에 추운 곳에는 따뜻한 물이 지나고, 더운 곳에는 찬 물이 흐르며 지구가 적정 기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바다가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수온이 올라간 북극해는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해류를 만들 수 없습니다.
끝없이 흘러야 할 바다가 정체되고 있습니다.
땅의 계절이 희미해지듯이 바다의 계절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Bottlenose dolphin
돌고래의 공기 방울을 본 적이 있을까요.
돌고래는 분수 구멍과 입으로 공기 방울을 만들어냅니다.
이 링 모양의 은빛 방울은 물 속에서 쉽게 터지는 공기 방울과는 조금 다릅니다.
매우 질겨서 쉽게 터지지 않기 때문에, 돌고래의 즐거운 놀이 도구가 됩니다.
불어 낸 공기 방울을 입으로 물어 터뜨리거나, 뚫고 지나가거나, 공놀이를 하거나, 작게 나누거나, 여럿을 합쳐 길게 꼬기도 합니다.
야생에서의 돌고래가 어떻게,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인지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공기 방울을 가지고 노는 돌고래가
링을 통과하거나 코 위에 공을 얹고 헤엄칠 때보다는 행복해 보인다는 것입니다.
굴뚝새
Eurasian wren (Troglodytes troglodytes)
Clover (Trifolium rep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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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는 우리가 ‘토끼풀’이라고 부르는 식물과 같은 것입니다. 토끼풀이 영어로 클로버인 것이죠. 콩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콩과 식물’입니다. 꽃이 지고 난 자리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아주 작은 콩깍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작은 주머니 안에 더 작고 작은 클로버 콩들이 들어있지요.
클로버는 지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공기 중의 질소 기체를 흡수해 흙에 필요한 양분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클로버의 뿌리에 살아가는 뿌리혹박테리아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클로버는 박테리아가 좋아하는 무산소 상태의 뿌리 혹 집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질소를 공급 받습니다. 모든 식물은 질소를 필요로 하지만, 공기 중의 질소를 땅으로 옮기는 것은 콩과 식물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죠. 이들이 전달하는 질산염 비료를 이웃 식물들도 나누어 받습니다. 성장하고 열매를 맺습니다. 클로버가 위로 자라지 않고 옆으로 넓게 퍼지는 것은 땅과 주변 생물들 모두에게 이로운 일이기 때문일까요. 이름은 ‘토끼’풀이지만, 덕분에 우리 모두가 잘 자라고 있습니다.
집게
Hermit crab (Dardanus calid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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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에 사는 동물은 ‘집게’가 아닐까. 집게는 고둥이 남긴 껍데기 안에서 살아갑니다. 몸집이 자라면 크기 순서에 맞추어 줄지어 착착착! 아주 빠르게 껍데기를 갈아탑니다. (이 모습은 꼭 한번 찾아보세요!)
지구온난화는 ‘집게’의 삶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바다는 공기중의 이산화탄소를 녹이는데,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늘어나면서 바닷물이 산성화되는 것이지요. 조개나 고둥의 껍데기가 구멍 나고 부서집니다. 어패류는 생명을 위협받고, 집게의 집도 점점 약해집니다.
인간을 제외한 모든 지구 생물은 서로가 서로의 ‘집’이 되어줍니다. 우리가 더 호화롭고 안전한 집을 짓는동안 허물어지는 수많은 집들이 있습니다.
Morning glory (Ipomoea hederac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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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 Polar bear
북극의 바다는 차갑습니다.
공기와 가까운 위쪽, 수면에 가까울수록 온도가 더 낮습니다.
차가운 물은 밀도가 높아 아래로 가라앉는데, 해저 2000미터까지 내려오고 나서는 수평으로 흐르기 시작합니다.
적도를 지나 남극까지, 인도양, 태평양, 대서양을 돌아 다시 북극해로. 느리지만 정해진 길을 따라 지구 구석구석을 흐릅니다.
바다의 이 거대한 순환 덕분에 추운 곳에는 따뜻한 물이 지나고,
더운 곳에는 찬 물이 흐르며 지구가 적정 기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지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바다가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수온이 올라간 북극해는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해류를 만들 수 없습니다.
끝없이 흘러야 할 바다가 정체되고 있습니다.
땅의 계절이 희미해지듯이 바다의 계절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토끼 / Rabbit
뚜렷한 특징 덕분일까요. 우리는 토끼를 캐릭터나 인형으로 많이 만났습니다. 산과 들에서 살아가는 토끼에 대해서는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토끼(굴토끼)에게는 흙이 매우 중요합니다. 땅 속에 방을 나누어 집을 짓고, 안락한 굴집에 새끼를 낳아 기릅니다. 새끼를 두고 자리를 비울 때에는 흙과 풀로 입구를 막아 문단속도 철저히 하지요.
토끼굴을 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야생에서의 토끼는 사라지고, 실험실과 사육장의 토끼는 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어떤 화장품과 약들은 토끼가 가장 먼저 바르고, 먹어봅니다. 실험이 끝나면 토끼의 삶도 끝이 납니다.
자이언트 판다
개 / Dog
개와 인간은 가늠하기도 어려울 만큼 아주 오래 전부터 함께 살아왔고, 함께 진화했습니다.
개는 인간의 표정을 읽으려고 노력했고,
그 어떤 동물보다 (혹은 인간보다) 기쁨과 슬픔을 빠르게 알아차렸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개의 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작은 몸짓, 표정에도 눈과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함께 온몸으로 소통하며 오랜 시간을 살아온 것이지요.
개가 인간을 길들인 것이다, 인간이 개를 길들인 것이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 시작은 개도 인간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좋아했고, 함께 살기를 선택했습니다.
그 믿음과 약속은 지켜져야 합니다.